난 살면서 그림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다. 초등학생 때 미술학원 삼개월정도 다닌 게 다다. 그 때 크로키나 선 연습같은걸 하다가 중학교에 올라가면서 때려 치웠던 게 기억난다. 그 뒤로 나는 그림에 흥미를 잃었고, 그저 수업시간에 교과서나 노트 한 구석에 그림 낙서를 끄적거리기만 했다. 주로 남자, 대갈치기만 그렸던 것 같다. 인체까지 그리려 하면 뻣뻣한 자세를 한 남자를 그리곤 했던 게 기억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부터는 그림을 그릴 일이 더더욱 없어졌다. 고3 시절, 겨울왕국을 보고 푹 빠졌음에도 내가 그림을 그릴 생각은 커녕 소비하는 게 너무 좋았어서 나는 소비만 하며 살아왔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을 보면 그 그림이 좋다고만 느꼈을 뿐 내가 그런 그림을 그려 보고 싶다는 생각은 안해봤던 것 같다.
겨울왕국 2가 나온 뒤 나는 다시 겨울왕국에 빠져버렸다. 그리고 정말 충격적일 정도로 내 스타일인 존잘 금손의 그림을 보게 됐다. 그 사람의 그림에는 존경심과 경외심을 일으키는 뭔가가 느껴졌다. 그 금손의 그림을 보고 나도 저런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됐다.
그래서 시작했다. 구글링을 조금 해서 앤드류 루미스의 책을 추천받았다. 이 책은 아주 유명한 책이라고 한다. 인터넷에 판권이 풀려 무료로 배포된 덕에 PDF로 책을 보게 됐다.
나는 밑도 끝도 없이 일단 1장에 있는 아무 그림을 따라 그려보기로 했다.
왼쪽 구석에 있는 그림이 독학을 마음먹은 이후 내가 제일 처음으로 그려본 그림이다.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다. 투시에 대한 이론을 뒷받침하는 그림같은 거였는데 저렇게 되버렸다. 졸라맨을 그려주면서 인체 비례를 설명하기에 그것도 무작정 따라해 그려봤다. 앞 장이 제일 중요하다고 해서 열심히 읽었는데 영어로 되어 있기도 하고 뭔가 그림들을 계속 보고 있자니 졸려오기 시작했다.
핀터레스트에 드로잉 연습이나 스케치 연습같은 걸 검색하면 관련자료가 많이 나온다. 나는 수많은 마네킹 중 하나를 골라 그대로 따라 그려보기 시작했다.
무작정 아무 모델이나 그려봤다가.. ㅎㅎ... 왼쪽 두개는 실제 모델을 보고 그렸고 오른쪽은 인체 도형 마네킹을 보고 그렸다.
앤드류 루미스의 인체 드로잉 책을 보다가 마네킹을 그리니 훨씬 재미있었다.
다시 앤드류 루미스의 책으로 넘어와서 다섯 개의 인체를 다섯 장 그렸다. 지루했지만 꾹 참았다.
이것도 다섯 장을 그렸다. 계속 같은 그림을 그리려니.. 솔직히 지루했다. 재미도 없고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어느 순간 그림을 너무 작게 그리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서 그림을 좀 크게 그려보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포즈매니악에서 인체를 따라 그려보기 시작했다. 시간 제한은 두지 않았다.
한 페이지에 세 명을 그려넣으려니 꾸겨넣는 느낌이 들었다.
포즈매니악을 따라 그린 뒤 자신감이 생겨서 드로잉을 시도했는데....
이 날부터 포즈매니악이 제공하는 기능인 30초 드로잉이라는 걸 시도해봤다. 30초가 너무 빠르게 느껴졌고 난 정말 정신없이 그려야했다.
시간 제한을 두고 크로키하는 게 처음이다 보니 꽤 당황스러웠지만 이 부분은 나중에 적응하게 됐다.
'프로젝트 > 크로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림 독학] 4월의 손 크로키 (1) (0) | 2020.05.04 |
---|---|
[그림 독학] 도형화 연스읍 (0) | 2020.05.04 |
그림 독학 대갈치기 연습 (0) | 2020.05.03 |
그림독학 2주차 : 크로키와 드로잉 (0) | 2020.03.11 |